
신경근육질환, 특히 말초신경병증은 시니어 연령대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손발 저림이나 찌릿한 통증, 힘 빠지는 느낌 정도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신경이 서서히 손상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2025년 개정된 고령층 신경계 질환 관리 지침에서도 60세 이상 시니어에게서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통증 관리와 낙상 예방,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은 신경근육질환(말초신경병증)의 개념, 주요 증상, 원인, 진단 과정, 관리 방법까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제1장|신경근육질환·말초신경병증이란 무엇인가요?
신경근육질환은 말 그대로 신경과 근육을 잇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말초신경병증은 뇌와 척수를 벗어난 말초신경, 즉 손발로 뻗어 나가는 신경이 손상되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군입니다.
말초신경은 크게 다음 세 가지 역할을 합니다.
- 감각신경 – 통증·온도·촉감·진동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
- 운동신경 –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신경
- 자율신경 – 혈압·맥박·발한·소화 등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능 조절
따라서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손발 저림, 통증, 힘 빠짐, 어지럼증·소화불량 같이 신경과 관련 없어 보이는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니어의 경우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착각하고 넘기기 쉽기 때문에 “언제부터, 어느 부위에, 어떤 느낌으로” 증상이 생기는지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2장|시니어에게 말초신경병증이 흔한 이유
나이가 들수록 말초신경병증이 흔해지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인 | 설명 |
|---|---|
| 당뇨병 | 고혈당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발생합니다. |
| 고령·혈관질환 | 나이·고혈압·고지혈증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면 신경에 가는 혈류가 줄어듭니다. |
| 영양결핍 | 비타민 B군, 특히 B12 부족은 손발 저림의 흔한 원인입니다. |
| 약물 부작용 | 항암제, 일부 항생제, 항경련제, 장기간 진통제 사용 등이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 알코올 | 오랜 기간 음주를 지속하면 알코올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 척추질환 | 디스크·척추관 협착증 등으로 신경이 눌리면서 손발 저림·근력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
| 자가면역·유전질환 | 길랭바레증후군, 유전성 신경병증 등 비교적 드문 질환도 원인이 됩니다. |
2025년 개정된 고령층 신경계 질환 관리 지침에서는 “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을 가진 60세 이상 환자에서 말초신경병증 정기 평가”를 권고하며,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수록,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수록 신경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제3장|시니어 말초신경병증의 대표 증상
말초신경병증은 손발 저림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 어느 쪽이 더 많이 손상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 1) 감각 이상 – 저림·찌릿함·화끈거림
가장 흔한 증상은 손발 저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 화끈거리는 통증입니다. 대개 발끝·손끝부터 시작해 점차 위쪽으로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양말·장갑을 낀 것 같다”는 표현을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 밤에 누우면 저림·통증이 심해짐
- 바닥 감각이 둔해져 맨바닥이 푹신하게 느껴지기도 함
- 찬 것·뜨거운 것 구분이 어려워 화상 위험 증가
🟦 2) 근력 저하 – 힘이 빠지고, 걸음걸이가 변함
운동신경이 손상되면 근육에 힘이 잘 전달되지 않아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고, 발목이 자주 접질리며, 걸음걸이가 끌리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 발이 “퍽퍽”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보행(발목 들기 힘듦)
-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단추 잠그기가 어려워짐
- 오래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어 외출을 피하게 됨
🟦 3) 자율신경 증상 – 어지럼, 소화불량, 발한 이상
자율신경이 손상될 경우에는 신경과 관계 없어 보이는 증상들, 예를 들어 어지럼증·변비·설사·발한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일어날 때 갑자기 어지럽고 눈앞이 하얘지는 느낌
-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음
- 밤에 땀을 과하게 흘리거나, 반대로 땀이 잘 나지 않음
이러한 증상들은 각각 다른 질환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에, “손발 저림이나 근력 저하와 함께 나타나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4장|언제 병원을 찾아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닌 말초신경병증, 혹은 다른 신경 질환일 수 있으므로 신경과 또는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손발 저림·타는 듯한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 야간 통증으로 잠을 깨는 일이 잦을 때
-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마비되는 경우
- 걸음걸이가 변해 자주 넘어지거나 비틀거릴 때
- 소변·대변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심한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
특히 갑작스런 한쪽 마비·발음 이상·얼굴 비대칭은 뇌졸중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즉시 119를 이용해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 제5장|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시니어가 말초신경병증이 의심될 때 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단을 진행합니다.
- 문진·신체검사
증상 시작 시기, 분포, 통증 양상, 가족력, 복용 약물 등을 자세히 묻고, 감각·근력·반사 등을 확인합니다. - 혈액검사
혈당(당뇨), 콜레스테롤, 비타민 B12, 갑상선 기능, 염증 수치 등을 확인해 전신적인 원인을 찾습니다. - 신경전도검사(NCS)·근전도검사(EMG)
신경이 전기 자극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 근육이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로, 말초신경병증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영상검사
척추질환이 의심될 경우 MRI·CT를 통해 신경 압박 여부를 추가로 확인합니다.
2025년 개정 지침에서는 “당뇨병 유병 기간이 10년 이상인 시니어에게 정기적인 신경전도검사 고려”와 같이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검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 제6장|치료와 관리 – 완치보다는 ‘조절’이 목표입니다
말초신경병증은 원인에 따라 회복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완치”보다는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됩니다.
🟦 1) 원인 질환 조절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을 손상시키는 원인 질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 당뇨병 – 혈당 조절, 식이·운동·약물 치료
- 고혈압·고지혈증 – 혈압·지질 관리로 혈관 건강 지키기
- 영양 결핍 – 비타민 B12 등 부족 시 보충 요법
- 약물 부작용 –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약물 조정
🟦 2) 통증·저림 증상 조절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일반 진통제(타이레놀 등)가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경 통증에 특화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3) 재활치료·운동요법
근력이 떨어지거나 균형감이 떨어진 경우에는 물리치료, 균형훈련, 보행훈련 등을 통해 낙상 위험을 줄이고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 가벼운 근력운동과 스트레칭, 균형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4) 발 관리와 생활 속 주의사항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면 발의 감각이 둔해져 상처를 못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 매일 발바닥·발가락 사이 상처·갈라짐 여부 확인
- 발톱은 일자로 깎고, 살을 파고들지 않게 관리
- 맨발로 장판·마룻바닥·욕실을 다니지 않기
- 발을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지 않기(화상 위험)
- 미끄럼 방지 실내화·양말 착용
🧩 제7장|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실천 팁
말초신경병증은 한 번 진행되면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니어에게는 “발병 이전 단계에서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정기적인 혈당·혈압·혈중지질 검사
- 손발 저림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그냥 두지 말고’ 병원 방문
- 영양 균형 관리 – 특히 비타민 B군·단백질 적절 섭취
- 과음·흡연 줄이기 – 신경과 혈관 모두에 악영향
-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 걷기, 수중운동, 스트레칭
가족이 함께 증상을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걸음걸이가 예전 같지 않은데?”, “자꾸 물건을 떨어뜨려” 같은 작은 변화가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마무리|조금 이른 관심이, 나중의 큰 후회를 막아줍니다
시니어에게 나타나는 신경근육질환·말초신경병증은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지금 느끼는 작은 이상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발 저림, 힘 빠짐, 걸음걸이 변화,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화 탓으로 넘기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기에 발견해 원인 질환을 함께 관리하면 통증·장애·낙상 위험을 크게 줄이고, 시니어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더 오래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계기로, 나와 부모님, 주변 어르신의 신경 건강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